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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오(李曉) 중국 지린(吉林)대 경제금융대학원장이 지난 6월 2일 대학원 졸업식에서 한 장문의 연설이 화제다. 중국 경제의 실력과 미국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한 가운데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가져올 여파와 학생들에 대한 진심어린 당부를 담은 그의 연설은 지난달 초 일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면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리 원장은 연설에서 “중미 오바마카지노 무역전쟁의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중국이 크게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특히 관영매체와 관변학자들이 애국주의를 부추기며 필승을 주장하는 것을 과거 권법으로 서양세력을 물리치려 했던 의화단에 비유했다. 그는 개혁ㆍ개방 이후 40년간 발전시켜온 중국 특색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을 중국의 강점으로 꼽은 뒤 졸업생들에게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것과 더욱 넓은 관용을 배울 것, 상상력과 호기심을 키워 혁신국가 건설에 기여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리 원장의 졸업식 연설 전문>


친애하는 경제학원ㆍ금융학원의 졸업생과 학부모님, 여러 지도자 및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평소와 달리 연설문 원고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수업이자 당부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저는 오늘 세 가지 주제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첫째, 중미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둘째,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가. 셋째, 여러분께 드리는 당부와 바람입니다.

첫째 문제, 중미 무역전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난 3월부터 오늘까지 세계 최대의 관심사는 시리아도, 북한도, 러시아 월드컵도 아닌 중미관계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미 무역전쟁입니다. 우리가 가장 원치 않았고 피하고 싶었던 일이지만 그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무역분야 뿐만이 아니라 그로 인해 갖게 된 더 깊은 우려와 위기감입니다.

우선 무역 측면을 보죠. 미국 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1,300억달러입니다. 미국은 얼마 전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이 반격하자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이 또 반격하면 추가로 2,00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더 부과할 것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000억달러입니다. 두 번의 2,000억달러에 500억달러를 더하면 4,500억달러로 500억달러 정도가 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500억달러에 보복관세를 부과했으니 800억달러 정도만 남아 있습니다. 미국이 추가로 2,000억달러에 관세를 부과하면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동일한 액수로 반격할 경우 마이너스 수입이 되는 건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는 미국이 중국에게 가할 수 있는 가장 치욕적인 행위이지만,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서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는 국가 간 분업체계가 산업에서 상품으로까지 발전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생산 과정의 전문화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한 국가가 무역에서 실제로 얻는 수익과 실제 무역수지 상황이 반드시 정방향 관계인 건 아닙니다. 중국의 대미 흑자 규모는 미국 통계가 중국 통계보다 1,000억달러 가량 많을 정도로 중미 양국의 통계 산출 방식도 다릅니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1985년 6억달러에서 2017년 3,752억달러로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에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총액은 4조7,000억달러에 이릅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미국의 대외무역 적자의 50%에 육박합니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78%가 넘고, 이 중 4개 연도에는 80%를, 1개 연도에는 130%를 넘었습니다.






이들 수치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대미 무역흑자가 중국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이고, 대미 무역흑자가 없으면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겁니다.

한편으로 미국 제조업과 핵심기술에 대한 의존도는 더 심화됐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ZTE 건만 해도 십수억달러의 벌금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의회는 ZTE의 업무 중단을 유예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부결시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통과되더라도 ZTE의 관리나 운영은 미국의 규칙을 따라야 하고 심지어 감독관을 파견받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의 거대한 기술 격차와 핵심기술에 대한 심각한 대미 의존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동시에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도 비교적 심각합니다. 지난해 중국의 대두 생산량은 1,400만톤이고 총 수입량은 9,554만톤입니다. 대두 1톤을 생산하려면 8무(1무는 약 661㎡)의 토지가 필요합니다. 수입량을 직접 생산하려면 7.6억무의 토지가 필요한 겁니다. 하지만 중국의 농경지 21억무 중 3분의 1에서 대두를 재배하는 게 가능할까요. 답은 분명합니다.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식물단백질이 필수가 되었고 이 단백질은 가공해서 돼지나 소 등의 사료로도 쓰기 때문에 수입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만약 수입하지 않으면 대두와 부산물 가격이 올라가고 이는 생활필수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일각에서 브라질에서 수입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브라질산 대두의 생산ㆍ운영ㆍ판매도 전 세계 농산물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 회사들이 통제합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달러 체제에 대한 의존입니다. 총체적으로 볼 때 지금의 달러 체계는 세 개의 시스템으로 운용됩니다.

첫째는 상품-달러 환류 시스템입니다. 중국ㆍ일본ㆍ독일 등 ‘무역국가’는 대미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이고 나서 그 중 상당 부분을 미국에 빌려줍니다. 달러는 세계 시장에서 결제화폐이자 주요 자본시장의 교역화폐입니다. 만약 이들 나라가 미국에 달러를 빌려주지 않으면 미국은 자기 필요에 따라 달러를 발행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는 한편으로는 우리의 달러 보유고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수출에 매우 불리합니다.

무역국가의 비극이 여기에 있습니다. 달러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평가절하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 다시 말해 세계 최대 채권국이 세계 최대 채무국의 화폐 안정을 유지해야 하고, 이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자 미국 국채와 회사채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이유입니다.

둘째는 석유 거래의 달러 표시 시스템입니다. 1971년 미국의 닉슨 행정부가 금본위제를 폐지하면서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석유로 눈을 돌렸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연합해 달러로만 석유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석유를 거래하려면 달러를 보유해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달러가 금과 연계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셋째는 미국의 대외채무를 달러로 책정하는 시스템입니다. 미국 대외채무의 80% 이상은 직접 달러를 찍어내 가격을 매길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미국은 대외채무를 달러 발행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로 미국 또는 달러 패권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달러는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인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는 달러를 매우 신중하게 발행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차례나 양적 완화를 단행해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경제학 전공자나 연구자라면 ‘미국 몰락’을 쉽게 애기해선 안됩니다. 미국 몰락의 중요한 지표는 미국의 대외 채무를 달러가 아니라 유로화나 파운드, 엔화, 위안화로 계산하는 겁니다. 만약 그런 게 아니라면 미국 몰락을 얘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중국은 바로 이 같은 달러 체제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대규모 국채를 보유하게 되고 위안화를 발행할 때도 미국 달러 발행에 심각하게 의존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10여년 간 중국의 M2(광의통화) 공급량은 거의 세계 1위였습니다. 중국의 GDP 대비 M2의 비중은 2.1배인 반면 미국은 0.9배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많은 화폐를 발행했는데도 왜 모두가 느끼지 못한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하나는 우리의 화폐 발행이 상당 부분 외국환평형기금에 연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이 기업과 개인의 달러를 사들이고 시장 환율에 따라 위안화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겁니다. 외국환평형기금이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60%로 최고 80% 이상일 때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달러 보유고는 위안화를 발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용기반이며 위안화의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줍니다.

다른 하나는 부동산 가격 폭등입니다. 이로 인해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도 거의 대부분 부동산에 묶이게 되는 것이죠.

그러므로 무역전쟁이 정말 일어난다면 그 뒤에는 화폐ㆍ금융분야로까지 번질 것입니다. 미국은 우리의 달러 보유고가 줄아들면 위안화를 발행할 신용기반이 문제가 될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외화 획득 능력도 큰 영향을 받게 될 겁니다. 중국은 전형적인 무역국가이며 위안화는 세계 화폐가 아니어서 화폐 신용을 달러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경제발전과 군 현대화, 대국외교, 일대일로 등에는 모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국에겐 외환보유고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몇 년간의 외환보유고 상황을 보면 2016년 투자분야에서 외환 순수익은 마이너스 440억달러가 넘습니다. 2017년 외환 규제를 강화해 겨우 130억달러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올해 1~5월에도 투자분야의 외환 수익은 50억달러도 되지 않습니다.

무역분야의 데이터는 더 참담합니다. 작년 상반기 무역흑자는 540억달러 안팎이었지만 올해 5월까지는 적자 규모가 250억달러에 육박합니다. 6월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한 달 정도 좋아진다고 해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올해 상반기엔 중국의 대외무역 순적자 구도가 이미 형성된 겁니다.

더 중요한 건 우리의 외환 보유 상황도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올해 5월까지 외화 부채를 뺀 순 외환보유고는 약 1조9,000억달러로 2013년 2조9,600억달러에 비해 30% 가량 줄었습니다.

결정적인 문제는 이 1조9,000억달러도 모두 우리한테 돌아오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월 말까지 일정규모 이상 외자기업(홍콩ㆍ마카오ㆍ대만 포함)의 총 자산은 21조6,800억위안으로 달러당 6.45위안 환율로 계산하면 약 1조5,500억달러입니다. 전체 외환보유고 중 80% 이상을 외자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외자기업 투자로 만들어진 외환보유고는 카지노의 칩과 같습니다. 이런 투자의 소유권은 외자기업이 갖고 있고 외자기업은 언제든 철수할 수 있는 겁니다. 현 단계에서 중미 무역전쟁이 일어나면 외국자본이 모두 철수하지는 않겠지만 30%만 그렇게 해도 5,000억달러가 없어집니다. 1조9,000억달러에서 다시 5,000억달러가 사라진다면 우리에게 얼마나 남을까요.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목적은 뭘까요. 무역분야만은 아닐 거고 ‘중국제조 2025’도 영향을 받을 겁니다. 더 큰 부분은 무역전쟁이란 방식을 통해 화폐ㆍ금융분야에서 더 개방하도록 우리의 양보를 받아내는 것입니다. 미국은 전형적인 금융국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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